하지정맥류 원인과 치료

 임신 · 가족력 등 관련…여성 발병률 남성의 4배
 레이저 수술 · 혈관정화 요법으로 대부분 완치

? 국제신문
? 장재건 기자 jjk@kookje.co.kr
? 2008-01-21 19:55:57
? 본지 24면

종아리 혹은 다리의 혈관이 유달리 시퍼렇고 튀어나와 보이는 사람이 있다.
전 인구의 20% 정도로 흔하고 점차 늘고 있는 하지정맥류 환자다.

이 질환은 외관상 다소 보기가 흉할 뿐 생활에 큰 불편은 없어 그간 대개가 참고 지냈다. 요즘은 미용 등의 문제로 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그까짓 것' 하며 넘기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하지정맥류 또한 진행성 질환이어서 초기에 수술을 하면 쉽게 치료가 가능한데도 미루다 만성정맥부전증이란 중증 질환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 단계 때는 하지정맥류 수술만으로는 완치도 어렵고 다른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도 커지는 것이다.

울퉁불퉁 다리혈관 왜 생길까

사람의 다리 사이를 흐르는 정맥에는 심부 정맥(깊은 정맥)과 표재성 정맥(얕은 정맥)이 있다. 이 정맥 혈관 속에는 판막이라는 밸브 조직이 있어 피를 심장 쪽으로 흐르게 한다. 사람은 거의 서서 지내기 때문에 중력으로 피가 언제나 아래로 흐르려고 한다. 다리 정맥을 통해 피가 심장 쪽으로 올라갈 때는 판막이 열리고 거꾸로 내려올 때는 닫혀 역류를 못하게 한다.

 하지정맥류는 이런 판막의 손상으로 발생한다. 판막이 망가지면서 올라가야할 혈액이 반대로 떨어지고 압박을 받으면서 결국 피가 피부와 가까운 쪽인 표재성 정맥으로 흘러 다리 쪽 혈관이 튀어나와 보이는 것이다.  하지정맥류의 원인은 임신 가족력 생활습관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 체내 혈액량 증가 등으로 혈관이 확장된다. 이 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이 4배 가량 발병률이 높다.

가족 중에 정맥류가 있으면 발생률이 높고 특히 최근에는 오랜 시간 서서 일을 하거나 과체중, 운동부족인 사람에게서도 많이 발생한다.
이 외에 피임약의 장기복용, 심부정맥 이상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징적인 증상은 마치 힘줄이 튀어나온듯 혈관이 흉하게 보인다는 점. 이와 함께 다리가 붓고 저리거나 쑤시며, 야간 근육경련, 가려움증등도 나타난다.

하지정맥류 치료는 그리 어렵지 않다. 최근들어 약물을 혈관에 주사하는 혈관경화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돼있다.

하지정맥류가 안 생기려면 내려온 피가 다시 잘 올라가야 하므로 일상 속에서 종아리 근육이 펌프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걷는 운동을 하도록 전문의들은 권한다.
이와함께 하지정맥류 환자는 반신욕을 하면 혈관 확장이 더 심해지므로 삼가는 게 좋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쪽에 생기는 정맥질환을 말하지만 여기에도 단계가 있다. 즉 하지정맥류는 만성정맥질환의 한 단계일 뿐이다.

만성정맥질환은 보통 6단계로 나뉘며 1단계는 가느다란 실핏줄과 푸른 혈관이 많이 보이는 단계다.
이 단계에는 다리 무거움증, 피로감,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주사요법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그 다음인 2단계에 속하며 3단계는 일반적인 하지정맥류 증상에 다리 부종이 심해지는 경우다.

4단계 이후는 만성정맥부전증으로 불리며 하지정맥류를 제대로 치료않아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하지정맥류가 심해져 여러가지 다른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2단계의 하지정맥류는 피부 쪽의 얕은 정맥으로 혈액이 역류하면서 혈관이 튀어나오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병이 진행되면 얕은 정맥에서 깊은 정맥으로 흐르는 관통정맥과 깊은 정맥 자체에도 이상이 생겨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수흉부외과 김병준 원장은 "2단계의 하지정맥류라고 해도 미용상 보기 흉한 문제나 일부 생활 불편 정도만 있을 수도 있어 흔히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한다"면서 "3기 이후로 진행돼 만성정맥부전증이 오면 치료도 힘들고 재발도 잦으므로 단순한 미용 이상의 문제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정맥부전증은 일반적인 하지정맥류 증상 외에 다리가 붓고 피부가 딱지모양으로 딱딱해지면서 착색도 일어나며 더 흉한 모습으로 변한다.
심한 경우 다리에 피부염 및 궤양, 혈관염, 혈전염 등의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한다.
이처럼 2단계 하지정맥류가 만성정맥부전증으로 진행됐을 때는 일반적인 하지정맥류 수술을 해도 다리가 무거운 증상과 함께 합병증의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직업적으로 오래 서있는 사람은 일반적인 하지정맥류 증상이 없이 곧바로 만성정맥부전증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 원장은 "2단계의 하지정맥류는 레이저 수술과 최소침습 정맥류 절제술, 혈관경화요법 등으로 거의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지만 만성정맥부전증은 이것만으로는 안되며 문제가 생긴 관통정맥에 약물을 주입하는 초음파 유도 혈관경화요법을 주로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도움말=수흉부외과 김병준 원장

출처-국제신문